통신 대란과 SW아키텍처의 민낯…
" 시스템 복잡성과 아키텍처 관리의 현실, 시스템은 이미 통제 범위를 벗어났을지 모릅니다!"
통신 대란과 SW아키텍처의 민낯…
" 시스템 복잡성과 아키텍처 관리의 현실, 시스템은 이미 통제 범위를 벗어났을지 모릅니다!"
대한민국은 ICT 강국이지만, 최근 대형 IT 서비스 장애는 SW 아키텍처 현실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습니다. SK텔레콤 유심 정보 유출은 대표 통신사 시스템의 취약성과 아키텍처 상의 구조적인 허점을 드러냈고, 지난 2023년 국가행정망 마비는 공공 서비스 중단으로 핵심 시스템 안정성에 질문을 던졌습니다. 특히 한국의 공공 시스템은 전자정부 표준 프레임워크 기반임에도, 망분리 환경 속 작은 오류가 전체 마비로 이어질 수 있는 아키텍처 취약성을 노출하며 기존 관리/설계 재검토 필요성을 시사했습니다. 반복되는 장애는 SW 아키텍처 설계, 관리, 진화의 중요성을 드러내고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첨단 기술 도입의 이면: 복잡성 증가와 아키텍처 설계 역량의 시험대
그간 MSA 등 혁신 기술 도입 시 운영 복잡성이나 통합 과제를 간과하고 '기술 도입만으로 문제 해결'이라는 낙관론에 기대는 경향이 있었습니다. 이러한 기술들은 인터페이스, 데이터 관리, 상호 의존성 증가 등 시스템 전체의 복잡성을 높여 아키텍처 설계 및 관리 난이도를 크게 상승 시킵니다. SK텔레콤 정보 유출은 국내 대표 통신사의 오랫동안 꾸준한 투자에도 불구하고, 체계적인 아키텍처 관리가 부족할 경우의 문제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전자정부 시스템 역시 표준 프레임워크 준수에도, 신기술 통합, 데이터 연계 복잡성, 운영 효율성 저하 등 현대화 과정의 아키텍처적 도전을 간과해선 안 됩니다. 결국 복잡성을 효과적으로 관리하고, 예상 못한 상황 발생 시 시스템이 우아하게 실패하며 신속히 회복하도록 설계하는 것이 SW아키텍트의 핵심 역량입니다.
'관찰 가능성(Observability)'의 위기 – "시스템은 이미 통제 불능 상태일지 모른다"
현대의 IT 시스템은 다수의 서비스와 컴포넌트가 복잡하게 얽혀 상호작용하며, 이는 예측 불가능한 장애 지점을 만듭니다. 한국 전자정부 시스템처럼 J2EE 기반 Monolithic 아키텍처라도 연계된 서비스와 인프라 구성 요소 간 의존성으로 인해 장애가 전파될 수 있습니다. 특히 망분리 환경은 데이터 연동 지점의 병목을 야기해 장애 확산 위험을 높일 수 있습니다. 이러한 복잡성 속에서 문제 발생 시 근본 원인의 신속/정확한 파악은 극도로 어렵습니다. 시스템 내부 상태를 외부에서 얼마나 잘 추론할 수 있는지를 나타내는 ‘관찰 가능성(Observability)’ 확보가 필수적인 이유입니다. 관찰 가능성은 단순 모니터링을 넘어, 시스템에 질문하고 신속히 답을 얻는 능력으로, 로그, 메트릭, 트레이스를 통해 확보됩니다. SK텔레콤 유심 정보 유출 시 2년 이상 로그 데이터 부재는 관찰 가능성 확보의 심각한 실패입니다. 이는 AI 기반 탐지 시스템도 무용지물로 만들 수 있습니다. 2023년 국가행정망 마비 시 원인 진단 지연도 가시성 부족을 보여줍니다. 금융권의 반복적인 ‘프로그램 오류’ 발표도 내부 원인 규명 어려움을 시사하며, 이는 설계 시 관찰 가능성 미고려 때문일 수 있습니다. SW아키텍트는 설계 초기부터 관찰 가능성 전략을 수립하고 SW아키텍처에 내재화해야 합니다. 이것이 부재하면 시스템은 언제든 통제불능 상태에 빠질 '숨겨진 위험'을 안고 운영되는 셈입니다.
SW 아키텍트의 역할 재조명과 선제적 아키텍처 설계의 시급성 – "보이지 않는다고 존재하지 않는 것은 아니다"
대형 IT 장애는 대부분 방치된 ‘기술부채(Technical Debt)’와 SW 아키텍처 거버넌스 실패가 누적된 결과입니다. SK텔레콤 사례는 최신 아키텍처라 할지라도 체계적인 무결하고 관측가능한 아키텍처 설계가 없으면 무용지물임을, 국가행정망 사태는 구조적으로 취약한 부분일수록 지속적인 아키텍처 개선과 운영이 필요함을 보여줍니다. 특히 MSA처럼 서비스를 잘게 나눌수록, 개별 서비스 최적화를 넘어 전체 시스템이 비즈니스 목표에 부합하도록 통일된 아키텍처 원칙하에 관리되어야 합니다. 최근 장애들은 시스템 설계, 구축, 관리에 대한 근본적 성찰을 요구합니다. 첨단 기술 도입만으론 안정성을 보장할 수 없으며, 복잡성 증가에 따라 위험을 관리하고 진화 가능한 아키텍처를 설계/이끌 SW아키텍트의 역할이 더욱 중요해지고 있습니다.
따라서 기업과 공공기관은 단기 기능 구현을 넘어, 장기적 안정성과 회복탄력성을 담보하는 견고한 SW 아키텍처 설계 역량 강화, 기술 부채 해결, 관찰 가능성 확보에 적극 투자해야 합니다. 최근 AI 발전과 함께 SW개발환경이 급변하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유럽, 북미, 중국 등에서는 SW아키텍트의 중요성이 전세계적으로 다시 부각되고 있으며, iSAQB를 중심으로 각국의 SW전문가들이 새로운 환경에 어울리는 SW아키텍트의 역할에 대해 논의하고 있습니다. 이에 SW아키텍처 관련 최근의 주제들을 위주로 SW아키텍트 관련 논의를 기고하려고 합니다. 다음 주에는 MSA의 역습으로 각 비즈니스 환경에 어울리는 여러 아키텍처 전략/원칙을 소개하겠습니다.